야거(野居)는 풍산류씨 제9세로서, 일찍 세상을 떠났으므로 이름이 전하여지지 못하고 어릴 때에 이름 대신 부르던 자(字)가 야거이다. 일찍이 혼인을 하게 되었는데 의성 사촌의 김감목(金監牧)공 댁으로 초행을 가서 혼례를 올리던 도중에 병이 나서 위독하여 혼례를 다 치르지 못하고 돌아오자 곧 운명하였다. 그 후 김씨 댁에서는 혼례도 치르지 못한 따님인지라 다른 곳으로 혼인을 시키기로 하고 혼처를 물색하였는데, 그 기미를 알아차린 따님은 비록 혼례를 다 치르지는 못하였지만 이미 혼인에 대한 약속은 모두 치러진 처지인데 어찌 다른 곳으로 개가를 할 수 있는가? 나는 이미 풍산류씨댁 사람이므로 시댁에 가서 살리라.하고 데리고 살던 몸종 하나를 데리고 밤에 몰래 집에서 빠져 나와 하회로 오고 말았다. 그 후 80여세가 되도록 정절을 지키다가 돌아가셨으므로 내외분을 함께 합폄 (合:함께 묻음)하여 모시고 해마다 문중에서 제사를 드린다. 그 후 데리고 살던 몸종도 죽었으므로 야거위묘의 윗터에 묘를 만들어 이 두 묘가 웃골에 아래위 나란히 모셔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