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탑
- 안동思
- 전탑
- 전탑이란
- 이름 : 전탑
전탑은 흙으로 구운 벽돌로 쌓아올린 탑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전탑이 널리 제작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정 지역, 특정 시기에만 제작되었을 뿐 그리 성행하지는 못했는데 이는 벽돌이라는 재료의 한계, 즉 벽돌이 영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 벽돌을 교체해주지 않으면, 흔적조차 남김없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존하는 전탑들은 오래 시간 끊임없이 벽돌을 갈아준 결과로 보인다. 전탑 조성에 사용된 벽돌은 정사각형, 직사각형, 반 토막 등으로 다양한데 모양에 따라 위치가 다르다. 즉 바닥형 벽돌 모양의 정사각형 벽돌은 탑신이나 옥개석 모서리 부분에, 직사각형 벽돌은 벽면에, 반 토막 벽돌은 사이를 채우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 벽돌 색깔은 흑회색이나 황색을 띠며, 문양은 벽돌의 재료가 오래되었다고 추정하는 전탑들에서는 당초문을 양각한 것들이 있고, 후대에 보수한 것들은 무늬가 없는 벽돌을 사용하였다.
전탑의 구조는 석탑과 마찬가지로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나누어진다. 먼저 전탑의 기단부는 일반적으로 단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존하는 전탑이나 모전석탑 거의 대부분이 단층기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탑이 대체적으로 단층기단을 가진 목탑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탑신부는 옥신석과 옥개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초층 옥신석은 2층 이상 탑신부에 비해 비교적 높은데 이는 감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층 이상에서는 신세동 칠층전탑과 같이 옥신의 높이가 옥개석에 비해 낮으며, 마지막 층까지 거의 동일한 높이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와 당(唐)의 밀첨식 전탑같이 옥신의 높이가 위로 올라갈수록 점차적으로 감소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전탑의 감실은 불상을 모시는 탑의 내부 공간이다. 현재도 불상을 모시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비어 있는 상태다. 신륵사 다층전탑을 제외하고는 현존하는 모든 전탑에 감실이 존재한다. 감실은 대부분 초층에 위치하는데 남쪽과 동쪽, 그 중에서도 특히 남쪽에 내며, 감실의 문틀은 화강석으로 짰으나 문은 모두 없어졌다. 감실 문 좌우에는 조탑동 오층전탑,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부조의 금강역사를 세우기도 하며, 동부동 오층전탑처럼 금강역사를 새긴 화강암 석판을 끼워넣기도 한다. 중국의 전탑은 사람이 계단을 통하여 상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이 뚜렷이 존재하는 반면, 한국의 전탑은 감실 이외에는 내부 공간을 두고 있지 않다.
옥개석은 전탑의 형태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전탑의 옥개석은 추녀가 짧고 경사가 급하며 옥개 상하가 층단을 이루고 기와를 얹은 것이 그 특징이다. 때문에 목탑이나 석탑처럼 옥개석이 경쾌하지 않고, 뭉텅한 둔중함을 보인다. 옥개석의 기와는 신세동 칠층전탑이나 동부동 오층전탑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때 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올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 탑신부에서 주목할 사항은 신세동 칠층전탑에서 볼 수 있다. 신세동 칠층전탑에는 초층 감실 천정부에서 최상층인 7층 옥개석 상부까지 한 변이 30cm 정도의 사각형 구멍이 관통되어 있다. 이는 전탑 축조 당시 중심을 잡기 위해 세웠던 목제 찰주 자리로 보이는데, 찰주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벽돌을 쌓아 올린 후 찰주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상륜부는 전탑의 꼭대기 부분을 말한다. 현재 전탑과 모전석탑을 통틀어 상륜부가 남아 있는 전탑은 송림사 오층전탑과 정암사 칠층모전석탑 두 기 뿐이다. 모두 청동제 상륜부가 남아 있고, 노반, 복발, 앙화, 용차, 보주 등이 확인되고 있어 전탑 상륜부의 형태는 신라 석탑의 그것과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가지(永嘉誌)』에 따르면 신세동 칠층전탑과 동부동 오층전탑 위에 금동의 장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전탑이나 모전석탑에는 금동제 또는 청동제 상륜이 설치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전탑의 사리장치는 탑의 기단 하부 지하에 목탑의 심초석과 같이 유사한 석제함에서 출토되고 있다. 이로 보아 전탑 사리함은 본래 기단부 지하 심초석에 안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는 임하사지 전탑지, 운문사 전탑, 정암사 모전석탑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전탑에서는 천궁(天宮)이라는 공간을 상륜부 아래에 별도로 마련하여 유물을 두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송림사 전탑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수한 것인지 지하에 있었던 것을 옮긴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임하사지 전탑처럼 지하에서 발견된 예로 보아 사리장치의 본래 위치는 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