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천위 제사 절차

영신(迎神)
제례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전에 쇄소정침(灑掃正寢)이라고 하여 제사를 거행하는 장소를 깨끗이 쓸고 닦는다. 대개 일상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 집안청소를 미리 해두듯이 조상을 맞이하기 위한 가장 첫 단계인 셈이다. 그리고 나서 병풍 '제사상 '교의(交椅, 제사를 지낼 때 신주를 모시는 다리가 긴 의자) '모사기(茅沙器) '향로 등 제례수행에 필요한 도구를 설치하는가 하면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캄캄한 밤에 조상이 행여 걸릴 것을 염려하여 빨랫줄을 걷어둔다.
그런 다음 ‘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이라고 하여 나물 '침채 ' 과실 '포 등 처럼 식거나 수분이 증발하여도 크게 상관없는 음식들을 미리 차려둔다.

출주(出主)
초헌관 '축관 '집사 등이 조상의 신주를 모셔오기 위해 사당으로 간다.
신주가 안치되어 있는 감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향을 피우고는 기일을 맞아 제사를 거행하오니 모셔가겠다는 내용의 축문을 읽는다.
참신(參神)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와 제사상에 좌정시키면 모든 제관들이 일제히 절을 2번 올린다

강신(降神)
조상으로 간주되는 신주에게 절을 올리고 나서는 조상의 영혼을 본격적으로 모셔오는데, 향을 피워 연기를 올려 보냄으로써 하늘에 계신 혼(魂)을 불러 내리고 땅을 상징하는 모사(茅沙)그릇에 술을 부음으로써 지하로부터 백(魄)을 모셔온다.

진찬(進饌)
강신례를 통해 조상신이 강림했다고 여겨지면, 그제야 본격적인 제물진설이 시작된다. 그러나 출주 전에 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에서 1차 진설을 이미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따뜻한 상태와 적절한 수분을 유지해야하는 밥'국'국수'탕 등을 비롯하여 주된 음식인 도적과 떡을 올린다. 이를 2차진설이라고 한다.

초헌례(初獻禮)
제물이 모두 차려지면 조상에게 첫 술잔을 드리는 초헌례가 거행된다. 초헌관은 혈통적 정통성이 가장 우위에 놓이는 적장자가 수행하는데, 초헌관이 술잔을 올리고 나면 집사는 젓가락을 주된 제물인 도적 위에 얹어둔다. 이때 젓가락의 손잡이 부분이 서쪽을 향하도록 두며 또 조상이 실제 젓가락을 잡았다는 것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손잡이 부분을 약간 벌려놓는다.

독축(讀祝)
초헌례가 끝나면 축관(祝官)이 "해가 바뀌어 기일을 다시 맞이하였기에 정성을 모아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자 하오니 부디 흡족하게 드시고 돌아가시라"는 내용의 축문을 읽는다. 이때 모든 제관들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자세를 취한다.

아헌례(亞獻禮)
두 번째로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 주자가례에는 주부(초헌관의 아내)가 행한다고 되어 있으나, 가문에 따라 후손들 가운데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이 담당하기도 한다. 초헌례 때와 달리 아헌례에서는 향로 위에서 술잔을 돌리거나 모사그릇에 술을 붓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만약 주부가 아헌을 수행할 경우 절을 4번한다. 음양오행에 따르면 생(生)의 세계는 양(陽)이라 하여 양의 숫자인 홀수가 적용되며, 사(死)의 세계에서는 음(陰)의 숫자인 짝수가 적용된다. 그런데 여성은 음의 영역에 속하고 있는 까닭에 ‘사자(死者) = 음(陰) / 여성 = 음(陰)’이라는 등식이 적용되는데, 이처럼 음이 2번 겹쳐지기 때문에 음의 배수인 4번에 걸쳐 절을 하는 것이다.

종헌례(終獻禮)
세 번째로 술을 올리는 의식이다. 대체로 사위가 담당하는데 사정의 여의치 않으면 타성씨 가운데 친분이 두터운 가문의 후손이 수행한다. 절차는 아헌례와 동일하다.
첨작(添酌)
3번에 걸쳐 술을 올렸지만 조상이 아쉬움을 갖지 않도록 술을 다시 권하는 첨작례를 거행한다. 초헌관이 술주전자를 들고 일어나 종헌관이 올렸던 술잔을 가득 채우는데, 집사가 대신하기도 한다. 가문에 따라서는 종헌례가 끝나면 밥그릇 뚜껑을 열어 거기에 술을 따라 붓는 경우도 있다.

삽시정저(揷匙正箸)
첨작으로써 술을 올리는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조상이 음식을 드시는 의식을 수행한다. 삽시정저라고 하여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아두는가 하면, 초헌례 때 집사가 도적 위에 올려두었던 젓가락을 다른 제물로 옮겨놓는다.

합문(闔門)
조상이 편히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방문을 닫고 모든 제관들이 밖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상태로 기다린다. 이를 부복俯伏이라고 한다. 만약 문이 없는 곳이라면 병풍으로 제사상을 둘러치기도 한다.
계문(啓門)
즉, 한 번의 식사에 아홉 번의 수저를 드는 시간을 뜻한다. 축관이 “어흠! 어흠! 어흠!”하고 헛기침을 3번 되풀이하면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헌다(獻茶)
철시복반(撤匙復飯)
사신(辭神)
철상(撤床)
음복(飮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