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이 여섯 살 때 강가에 헤엄을 치다가 깊은 데 빠졌는데. 갑자기 돌개바람(회오리바람)이 불어가, 서애를 바위 위에 올려놓아 목숨을 건지게 되었그던. 그 후로 하회에서는 이 바우를 돌고지바우라 그래. 기 좋아해서 매구(풍물)를 자주 치지.예전에는 서낭대 싸움도 자주 있었는데 사천 서낭과 이웃의 묘곡 서낭이 주로 많이 싸웠어. 어느 해인가 싸움 도중에 묘곡 서낭대가 부러져 지금도 묘곡에는 서낭대가 없어.
도산면 단천리 / 1970 / 이원윤 , 남 , 66
날에 청량산의 한 중이 절을 질라꼬 절터를 찾아 댕기다가 보니 절벽 우에 좋은 터가 있는 게 눈에 띄거든. 근데 가만히 보니, 큰 바우가 있어서 그 바우를 내리지 않으면 절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어. 마침 이 중이 인근에서 알아주는 장사라서, 이 중이 힘을 써서 그 큰 바우를 수십 길 밑으로 굴려 버렸어요. 그리고 난 후 이튿날 절을 지으려고 가보니, 아! 어제 굴린 큰 바우가 맹 지자리에(또 제자리에) 놓여 있그던. 그래서 이 중이 하는 말이 내가 어제 분명히 힘을 써서 바우를 굴레 내렸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옆을 자세히 보니 절벽 밑에서부터 바우 있는 데까지 자국이 있는게라. 가만히 보니 그 큰돌을 가마니에 깔아가 끌어올린 자국이 분명하그던. 아하 토째비(도깨비)가 이 큰돌을 다시 지자리에 갖다 났는게따(놓아든 것 같다). 도깨비가 이렇게 힘을 써가 갔다 놓은 것을 보면 필경 연유가 있겠다. 그래 생각이 들어, 고마 중이 절 세울 걸 포기했어요. 요새도 이 바우가 있는데, 그때 도깨비가 가마니를 이용해서 올려 두어서 약간만 밀어도 건들건들 거리기만 하고 절벽으로 널찌지는 안해요(떨어지지는 않아요). 그래 그 후로 이 바우를 건들바우라 그래.
도산면 토계리 / 1968 / 이의구 , 남 , 35
도연폭포 아래쪽에 가면 둘레가 열 아름이나 되는 돌이 하나 있어. 이전에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이 터를 지날 때는, 꼭 바우 앞에서, 올해 과거에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를 점을 쳐요. 바우 앞길에 서서, 왼손으로 돌을 시개(세개)를 던지는데, 한 개라도 바우 위에 걸치면(얹히면) 급제하는 것이고 안 걸치면 허방이래(낙방하는 것이다). 그래 인제 과거에 급제하면 탕건을 쓰그든, 그래가 이 바우를 탕건바우라 그래.
임하면 천전리 / 1968 / 김구익 , 남 , 43
옛날에는 산비탈에만 농사를 짓고 강가에는 농사를 짓지 못했거든. 그래서 못 근처에 농사를 질라꼬 여남은 번(여러번) 시도를 했는데, 농사를 지으려면 둑을 쌓아야 홍수가 안 나거든, 그래서 둑을 만들어야 되는데. 근데 이게 막으면 터지고, 막으면 터지고 그그던.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고민을 한참 하는데. 한 40대쯤 되는 여자가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당신들이 그렇게 둑을 백 번 막아봐야 백 번 헛고생 하는 거시더. 하그던. 그래 이 말을 듣고는 사람들이 거 여자가 쓸데없는 말을 한다. 막 욕을 했어요. 근데 그 중에서도 저리 말하는 게 무슨 연유가 있을 게라고. 그래서 연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중론이 모아져서 그 여자에게 물어보니, 여자가 하는 말이 서쪽으로 물이 나가는 거랑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거든. 그래 가만히 이치를 생각해 보니, 그도 그럴 것 같거든. 그래서 그 여자에게 총지휘를 맡기고 일을 시작했어. 그랬더니 참말로 둑이 막아졌어. 그후로 그 못물로 농사를 잘 지었어.
풍천면 중리 / 1998 / 남종진 , 남 , 73